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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강이기쁨의바다되어<상,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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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김정분
출판사 예찬사 / 2001 년도 / 220.229 페이지
상 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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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판. 웬 세탁기가 저녁 노을이 질 무렵 영롱한 황혼빛이 온 하늘을 멋지게 장식하고 있었다. 우리 교인 중에 70이 넘은 할아버지 내외가 언덕배기에 있는 작은 오두막집에 살고 계셨다. 할머니는 일찍이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실명되었는데,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얼마나 극진히 잘하는지 동네 분들이 모두 감탄하며 부러워할 정도였다. 어느날 나는 그 노부부를 심방할 기회가 있었기에 이렇게 여쭈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어떻게 할머니에게 그토록 잘하실 수가 있으세요?" 궁금한 눈빛으로 진지하게 바라보자, 할아버지는 무척 멋쩍은지 소리 없이 피식 웃으셨다. "내가 뭘 잘하우? 받은 것 주는 거지. 실은 우리 안식구가 가난하고 어려운 우리 집에 일찍 시집와서 지긋지긋하게 고생을 했어요. 더욱이 우리 부모님이 오랫동안 편찮으셨는데 불평 한마디 없이 참 잘 섬겼다우." 이렇게 말씀 하시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셨다. 지나간 오랜 세월을 회상하며 다시금 감사한 마음으로 아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런데 저 사람이, 착한 사람이 어쩌다가 눈이 멀어서..." 하늘이 원망스러운 듯 불평 섞인 목소리가 섞여 나왓다. 몸도 약하고 머리에 흰꽃이 만발한 초라한 늙은 아내의 옷을 잘 여며 주면서, 등을 벽에 잘 기대도록 베개를 받쳐 주었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생각했다. '자식이라면 병든 부모를 저토록 긴 세월 동안 떠나지 않고 변함없이 곁에서 보살피며 아껴줄 수 있을까?' 하늘이 내린 효자 외에는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주일날이면 꼭 나오시는 할아버지가 예배 시간이 한참 지났어도 오시지 않았다. 나는 예배 시간 내내 걱정이 되었다. '할아버지가 어디 편찮으신가? 그러면 할머니는 어떻게 하고?' 진작 할아버지 댁을 심방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자녀들 몇이 있어도 모두 멀리 살고 있고, 그나마 어렵게 산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저녁 예배 전에라도 할아버지 집을 심방해야 할 것 같았다. 지름길로 빨리 가기 위해 신작로가 아닌 삐뚤삐뚤한 논두렁길을 종종걸음으로 걸어서 작은 싸리문을 열었다. 집에 들어서자 마루에는 먼지가 뿌옇게 쌓여 있었다. "할아버지!"하고 부르자, 방안에서 "누구요?"하고 문을 열고 나오시며 "사모님 오셨어요? 추운데 어서 들어오세요. 어서"하고 반갑게 맞아 주셨다. 방에 들어서자 냉랭한 바닥은 훈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아랫목이 좀더 따뜻한지 그곳에 나를 앉히려고 펴 놓았던 이불을 훌쩍 걷어 치웠다. 백열등을 켰는데도 방안은 무척이나 어둡고 침침했다. 찝찝한 냄새가 코에 와 닿았다. 잠깐 기도한 후 벽을 보니 벽에 걸린 흰 수건은 때가 찌들어 원래의 색을 분간하기 어려웠고, 할머니 옷도 오랫동안 빨지 못한 것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추운 겨울 찬물에 세탁을 하기도 어렵겠지만 말리는 것도 어려울 듯했다. 그런데 더욱 난감한 것은 할아버지마저 감기에 걸려 몸져 누운 것이다. "식사는 어떻게 하셨어요?" 하고 묻자 "걱정하지 마세요. 잘해서 먹어요."라며 애써 내 말을 막고자 노력하시는 것이었다. 짧은 시간 심방하고 나서는데 눈물이 핑 돌며 가슴이 너무 아팠다. '정말 세탁기가 꼭 필요한 집이 이 집이야. 눈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밥은 전기밥솥이 하면 되겠지만 빨래는 세탁기가 꼭 필요할 것 같았다. 내 세탁기를 할아버지께 드려야겠다는 짧은 생각이 스쳤다. 그런데 은근히 한족 마음에서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하고? 내 별난 아이들 다섯 살, 세 살, 한참 개구쟁이인데, 날마다 옷을 빨아 입혀야 나도 필요하잖아' 다른 한쪽에는 '너는 젊잖아. 그리고 건강하잖아.' 하면서 더 세게 되받아치고 있었지만 여전히 두 마음이 한심스럽게도 싸우는 것이었다. '나는 심방하고 날마다 환자들 기도하고 바빠서 언제 손으로 그 많은 빨래를 해? 안되!' 긴 논두렁에 황량하게 불어 오는 세찬 바람을 맞으며, 두 마음이 끈질기게 서로 양보하지 않은채 싸우고 있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 싸움은 저녁 예배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계속 되었다. '어떻게 하지? 저 세탁기를 내일 할아버지 드려?' 하면 '안 돼! 목회자 자녀들이 너무 더럽고 추하게 지내는 것도 덕이 안 되. 나는 너무 바빠.' 하고 반박하고 있었다. ●목차 추천의 글 고백수기를 내며 웬 세탁기가 최전도사님, 지금 어디 계세요 치료의 손길 눈물의 기도로 증거된 참사랑 믿음의 동역자, 사랑하는 집사님들 교만을 꺽으시며 엄마 용서해주세요 행복은 누구의 것입니까 하늘 아래 자식을 버리는 부모는 없다 어떤 경우든 도망가지 않을게요 행복했던 나날들 벼랑 끝애서 만난 주님 잠들고 싶다 추석 명절을 보내면서 목사안수를 받던 날 신앙의 주인공이 되게 하소서 하늘의 간호원이 되리라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관공서를 드나들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고마우신 유종근 도지사님 시각장애인센터 개원식 사랑하는 나의 교우들 나는 행복한 엄마 눈물의 강이 기쁨의 바다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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